세 아이의 아빠인 서명훈(39)씨는 비영리 민간단체 '아빠 육아휴직 운동본부' 대표다. 그는 최근 "한국에서 남성 육아휴직 문화를 정착시키겠다"면서 오는 4월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하기 위해 인천 중·동·옹진군 선거구에 새누리당 예비 후보로 등록했다. 그는 1988년 8월 북한에 밀입북해 김일성을 만나고 5만달러를 받아온 혐의로 구속돼 징역 10년을 선고받고 복역한 서경원(79·당시 평화민주당 소속) 전 의원의 막내아들이다.
20일 서울 강남구 선릉역 인근에서 남성육아휴직 운동에 나서는 서명훈 대표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장련성 객원기자
서씨가 남성 육아휴직 전도사로 나선 건 2014년이다. 그는 큰아들(7)이 태어난 이듬해인 지난 2010년 초 1년간 다니던 직장에서 육아휴직을 했다. 첫 출산 후 육아가 버거운 맞벌이 아내를 돕고 싶은 마음에서였다. 그는 1년간 아들을 돌보고서 복직하려 했다. 그런데 복귀 예정일을 며칠 앞두고 회사에서 해고 통보를 받았다.
서씨는 회사를 상대로 부당 해고 소송을 벌였지만 결국 패소했다. 그사이 생계는 농산물 유통업을 하는 친구의 일을 도우며 근근이 이어갔다. 그렇게 직장에서 해고되고 3년이 흐른 2014년쯤 대학생 5~6명과 서울 잠실역 일대에서 남성 육아휴직 문화를 확산시키기 위한 100만인 서명운동에 나섰다. 그가 대표로 있는 '아빠 육아휴직 운동본부'의 시작이었다.
1989년 6월 평민당 소속 서경원 의원이 북한을 밀입국하여 이적행위를 한 혐의를 받고 중부경찰서에 수속수감 되고 있다. /조선일보 DB
그런 서씨는 아예 남성 육아휴직 문제를 정치적 이슈로 만들겠다며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하기로 했다고 한다. 서씨는 총선에 나서기로 하면서 아버지가 몸담았던 야권 정당 대신 새누리당을 택했다. 서씨는 이에 대해 "아버지의 밀입북 사건이 터진 이후 '간첩 자식'이라 손가락질을 받으며 자랐다"며 "아버지와는 다른 정치적 도전을 통해 내 명예를 찾고 싶다"고 했다. 그는 "당시 야권 인사들이 아버지를 '공안 정국의 희생양'으로 활용하기만 했지 고통에 처한 우리 집에 도움 한 번 준 적이 없는 것에 대한 반감도 있었다"며 "아버지에게도 더는 정치 활동을 하지 마시라고 말씀드렸다"고 했다. 서 전 의원은 현재 고향인 전남 함평에서 논농사를 짓고 있다고 한다. 1998년 해병대에 자원입대해 연평도에서 복무했다는 서씨는 2010년 연평도 포격 도발로 전사한 고(故) 서정우 하사를 기억하려고 막내아들(2) 이름을 서정우로 지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