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포항이동고 노경주, “더불어 사는 삶 일깨운 장애친구”
최근 한국장애인고용안정협회(회장 조향현)가 장애인에 대한 청소년의 긍정적인 인식을 일깨우기 위해 '2015 장애청소년 BestFriend'사업을 실시하고 활동사례수기를 공모했다.
이번 공모에는 전국의 중·고등학교에 재학 중 비장애인 학생 71명(팀)이 응모했으며 이들 중 개인 17명과 단체 3팀 등 총 20명(팀)이 선정됐다. 에이블뉴스는 이들의 활동사례수기를 연재한다. 열다섯 번째는 노경주 양의 활동사례 수기다.
“더불어 사는 삶 일깨운 장애친구”
경북 포항이동고등학교 노경주
안녕하십니까, 저는 이번 2015 장애청소년 Best Friend에 지원하게 된 경북 포항이동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노경주라고 합니다. 제가 한 것도 별로 없고 오히려 배운 점이 많은 데도 이런 추천을 받게 되어 부끄럽습니다.
이번에 수기를 써보면서 저의 2년간 고등학교 생활의 좋은 경험을 정리해 보고자 합니다. 제가 맨 처음 이 학교 교문에 들어서고 학교에 적응할 즈음 담임선생님께서 저에게 특수학급 친구를 돕는 일을 해보지 않겠냐고 권유하셨습
니다.
저는 이 일이 처음이 아니었고 초등학교 때 6년 동안 해왔던 일이기 때문에 자신이 있었지만 한편으로는 그 때처럼 특수학급 친구를 잘 도와줄 수 있을까 하는 두려움도 가지며 맡게 되었습니다.
제가 돕게 된 친구는 ○○이와 □□라는 친구였습니다. 저는 이 두 친구를 도우면서 많은 희비가 엇갈렸습니다. ○○이는 제가 특수학급 친구들을 도우면서 가장 힘들어했던 친구입니다.
수업시간에 수업 듣기 싫다며 도망가는 일이 흔했고, 어떠한 불평이나 불만을 가지면 저에게 화풀이를 하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그래서 항상 그 친구의 마음을 맞추려 전전긍긍 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제가 야영활동을 가서 생긴 일입니다. ○○이는 학교에서도 그렇지만 야영활동을 와서도 밥을 잘 챙겨먹지 않았습니다. 제가 밥 먹으러 가자고 권유하며 식당으로 데려가도 절 밀치고 도망을 갔습니다.
그 친구 밥 한 번 먹이려면 담임선생님이나 특수학급 선생님의 도움이 항상 필
요했고, 협동심을 길러주는 조별활동에서도 빠져나와서 저는 활동도 제대로 못하고 늘 그 친구를 찾으러 다녀야 했습니다.
저는 너무 힘들어서 담임선생님께 이제는 더 이상 못하겠다고 말씀을 드렸지만 담임선생님께서는 ○○이 부모님이 말씀을 저한테 해주셨습니다.
저는 그 말씀을 듣고 지금 제가 하는 이 일이 친구를 위한 일이고, 또 사회적인 약자를 돕는 부분이 있다고 생각하여 다시 끝까지 책임지고 도와주기로 결심하였습니다.
그 후 ○○이는 점점 같은 동급생 친구들과 친해지게 되었으며 저도 뿌듯함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그 때 그만두지 않은 것을 정말 다행으로 생각합니다.
□□는 뇌성마비로 몸 한 쪽이 불편하지만 정말 성격이 순하고 ○○이에 비해 자기 자신이 어떻다는 것을 차분하게 잘 설명해주는 친구였습니다.
그러나 평소 □□는 반에서 항상 소외되는 편이었고 같은 반 친구들이 그 친구를 싫어하는 소리를 했는지 스트레스도 많이 받던 친구였습니다. 그래서 저는 조용히 고민을 들어주고 제 고민도 나누며 친하게 지냈습니다.
미술시간에는 수행평가로 그림을 그려 제출하는 것이 있었는데 □□가 그림 그리기가 힘들어서 손도 못 대고 있을 때, 제가 □□의 손을 잡고 □□는 제 손이 가는대로 펜을 잡고 함께 그림을 그리기도 했으며 체육시간에는 배드민턴을
같이 하며 우정을 키웠습니다.
저는 □□와 운동을 같이 하면서 □□에게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처음에 □□가 배드민턴을 할 때에는 셔틀콕도 맞추기 어려울 정도였으나, □□는 절대 포기
하거나 좌절하지 않고 계속 셔틀콕을 치는 연습을 하였습니다.
그래서 결국 셔틀콕을 쳐내고, 공이 아래쪽으로 떨어지는 것도 척척 빨리 받아
내는 단계까지 되었습니다. 정말 포기하지 않고 노력을 하면 목표를 이룰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제가 공부에 어려움을 겪으며 방황할 때는 □□의 열심히 하던 모습이 떠오르곤 하였는데 신체적으로 불편함에도 좌절하지 않고 늘 열심히 하는 □□의 모습은 저의 나약함과 부족함에 대해서 반성을 하게 하였습니다.
저는 □□에게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제가 특수학급 친구들을 돕는 도우미 일을 하게 된 것은 제 인생을 통틀어 정말 잘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친구들과 함께 성장하고 서로 좋은 정보도 공유할 수 있었을 뿐만 아니라 더불어 살아가는 세상을 다른 친구들보다 몸으로 더 빨리 접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런 경험과 추억은 평생 제 기억에 남을 것 같습니다. 고등학교를 마치고 나서도 앞으로도 장애를 가진 친구들을 도울 일이 생긴다면 남들이 하려 하지
않을 때도 저는 누구보다 먼저 나설 수 있을 것 같습니다.